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외교정책은 실패했다. 19일 미국 하원의 탄핵가결과 북한 비핵화 외교정책의 실패 압박, 경제 정책 등의 실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위기의 국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여건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 주요시설과 지도부를 향한 군사행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 김정은 위원장과 지도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이 전력 자산을 활용한 북한 선제 타격이다. 그러나 미-중과 미-러간, 한-미간, 미-일간 국제정세와 선제 타격후 심각해질 경제적인 상황과 군사 무력 충돌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사실을 북측도 이미 파악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이 묶여진 상황을 파악한 북 김정은 위원장은 외교적으로 미국을 역공하고 있다.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 트럼프 행정부에 새로운 계산법으로 12월 연말까지 시한을 주며 진전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그렇치 않을 경우 중대한 시험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북한의 통상적인 압박을 넘어선 경고 메시지이다.
이에 20일 미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북한과 외교관계의 길을 가기를 원하고 있지만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준비되어 있다”고 말해 미국의 대북한 노선은 우선적으로 외교적 노력임을 확실하게 밝혔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지명자는 지난15일부터 한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해 진전이 없는 북미 비핵화 협상테이블에 북한이 나올수 있도록 시도를 했으나 북한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으로 북-미 협상의 주도권을 북한이 그 패를 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원하고 있는 형태의 비핵화 협상을 할 용의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의 두려움 속에서 핵실험을 계속해 오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강한 압박에는 협상의 모양새를 갖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아 왔으나 여건이 다소 나아지면 다시 그 틀을 깨고 핵실험을 계속하여 왔다. 북한 협상 전략은 전진과 후퇴의 반복 가운데 김일성주석부터 간절히 보유하기를 원해 왔던 핵무기 개발로 북한이 원하는 수준까지의 핵무기 개발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탈북 노동당 고위 간부출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수 없는 세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 첫번째가 핵무기가 없을 경우 한국에 흡수 통일될 가능성이 있고, 두 번째가 대북 선제 타격의 방어기능이 없고, 세 번째 이유를 김정일의 권력 상실 가능성을 들었다.
북한은 1차 핵실험을 2006년 10월에, 2차 핵실험은 2009년 5월, 3차 핵실험 2013년 2월, 4차 핵심험은 2016년 1월(수소핵폭탄실험주장), 2016년 9월에 시험한 5차 핵실험부터 북한의 핵무기 개발 성공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서 북한은 200kT급 핵무기실험에 성공을 하면서 북한도 사실상 핵무기 보유 국가로 국제사회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의 압박에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북한이 싱가포르 북미 대화 협상에 응한 것은 6차 핵실험 이후다.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6차 핵실험이후 미국의 전력 자산이 일본지역으로 이동하며 미국의 대군사 작전을 우려하고 중국의 압박으로 싱가포르에서 2018년 6월 북미간 최초로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미 트럼프 대통령과 북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전사자 유해송환등 4개항에 합의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트럼프대통령은 “양측이 만족할만한 결과”혔다고 말했고, 김정은위원장은“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종전선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재 싱가포르 합의와는 달리 한반도는 2017년 6차핵실험이후 처럼 군사 충돌 위기감속에 미국과 북한이 위협적인 말을 쏟아내고 있다. 결과만을 놓고 볼 때 북한의 핵무기 개발 전략에 미국이 놀아난 것이라고 평가할수 있다.
그러면 북한이 미국 측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 해산물과 의류의 수출 재개, 22일까지 기한인 북한 해외 근로자의 본국 송환 해제와 남북 철로사업 및 도로 사업 등을 유엔제재에서 해제해 달라는 초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물론 미국이 현재 반대하고 있어 유엔 안보리를 통과하기는 어렵다. 현재 이 정도 사안이 북한이 요구하는 정도라고 볼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이 크리스마스 전후로 ICBM시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태도는 어떻게 돌변할 것인가? 대북 선제 타격을 할 것인가? 그럴수 없는 구조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을 압박하는 이유는 미국의 군사행동에 제약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위기감이 급증해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가능성에 대해 서너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할수 있다.
미국이 우선 북한 최고 지도부를 제거했을 경우 중국 시진핑은 군사 동맹 등을 이유로 북한지역에 신속하게 대규모 병력을 보낼 것이다. 이럴 경우 북한은 자칫 중국의 속국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고 현재 남북한 군사적 대치 위기감보다 그 압박감은 서너배나 증가하게 된다. 중국은 이미 오래전에 북한 붕괴시나리오를 가정해 학문적으로 동북공정을 만들어 북한이 중국의 속국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 놓았다.
중국군의 북한 진입은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게 되며 군사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한국과 일본은 핵무장을 서두를 것이고 군사력의 증강도 이어질 것이다. 동북아의 미국 주도권이 중국 주도로 바뀌거나 최소 미국과 중국의 50:50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는 북한이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보복 대상을 한국과 일본에게 하게 된다면 양국의 경제적인 피해는 심각한 상태에 이를 것이고 세계 경제에도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모든 책임이 미국에게 돌아가게 된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도 선제 타격의 어려움의 한 요소이다.
이런 서너가지의 이유만으로도 미국은 북한을 선제 타격할수 없는 구조임을 알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협상테이블로 끄집어 낼수 있는 것은 무력이 아닌 김대중전대통령이 추진했던 햇빛 정책이다.
북한이 대량 살상무기 판매를 금지하도록 확실하게 대책을 세운 후 나머지 경제 제재를 풀어 북한 스스로 중국과 같이 시장경제를 받아 들일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이 기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북 해결책은 그것이 가장 빠르면서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위협 당사국 즉 1차 위협국가는 분명 한국이다. 그다음이 일본이며 미국은 본토의 북 핵무기 공격 가능성을 1%정도나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위협 당사국인 한국을 제쳐 두고 북한 김정은위원장을 상대로 북한과 국지전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제거 등 모든 가능성마저 열어둔 직접적인 엄포를 하고 있다. 당사국인 한국이 밀려 있는 구조이다. 미국은 당사국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 관계속에서 한국 주도의 대북 핵무장 해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2006년 1차핵실험이후 10년이 넘도록 미국 주도의 대북 해법이 정체되어 있음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또 하나의 해법은 한국군의 현대화이다. 북한보다 월등하게 군사력이 앞서게 된다면 북한 스스로 살길을 찾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과정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19년12월24일자 지방 일간지 칼럼 기고>